스포일러 주의
어제부터 보고 있는 "기묘한 이야기".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라는 스팀 게임을 통해 '데모고르곤'을 먼저 알게 되었다. 생존자 시점의 게임 플레이 화면만 봐도 데모고르곤 플레이어가 무섭게 느껴지는데, 원작은 얼마나 무서울지 궁금해서 결국 보게 되었다.
아직 데모고르곤의 꽃 같은(ㅋㅋ) 얼굴을 보지 못했는데도 매 에피소드마다 심장이 떨려서 계속 스페이스바를 눌러 멈추게 된다. ㅠㅠ 스포일러를 봐 버려서 내용을 대충 알지만, 그래도 데모고르곤이라는 크리처가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
어제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지금 5화를 본다는 건 내 기준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심장이 쫄깃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스토리가 탄탄해서 재미있다.
주인공이 어린 아이들이라는 점도 좋다. 보통 어린 아이들이라고 하면 스토리 전개에 방해가 되는 인물들로 설정되는 걸 주로 봤었는데, 기묘한 이야기 같은 경우에는 아이들이 먼저 단서를 찾아서 사건을 해결하는 것에 성큼 다가간다. 다들 똑쟁이 너드들이라서 그런지 머리 회전도 빙빙 잘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이야기를 선생님과 심도 깊게 나누는 걸 보니 현타가 잠깐 오기도.......)
아무튼 친구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귯걸과 귯보이들이야. ㅠㅠ
불과 며칠 전까지 더스틴 민폐캐도 아니라고 좋아했는데 이번 에피소드 만큼은 너무 민폐다. 으악! '다트'라는 생물이 위험하다는 걸 인지했으면 해쳐야지!라는 마음이 들다가도 더스틴이 그 '다트'라는 생물이랑 그간 얼마나 정이 들었는지 이해해서 더스틴의 행동이 이해가기도 하고. ㅠㅠ
마이크가 다트를 때려 죽이려고 하니까 안 된다고 해서 조준이 엇나가는 바람에 다트가 피했다. 그리고 맥스라는 아이가 문을 여니까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도망친다.
내용 전개상 어쩔 수 없는 장면이지만 그래도 보는 입장에서는 고구마 먹은 것처럼 갑갑하다.
시즌 3를 보고 있는데, 유교 정신에 어긋나는 장면이 나와서 절로 '어허' 소리가 나왔다. 경찰 서장이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것도 짜증 났지만, 마이크랑 엘이 어른이 있는 앞에서 키스를 거리낌없이 하는 걸 보고 내 안에 꼰대가 나올랑 말랑 했었는데! 서장이 마이크와 엘에게 주의를 주려고 애들을 불러모았는데 그 앞에서 '야단 치려나 봐', '속닥속닥 ㅎ' 이러는 거 보고 진짜 내가 다 열받았다. 너무 무례한 거 아니야? 아무리 서양이 유교적인 모먼트가 동양보다는 적다고 하더라도 사람이 말을 하고 있죠?
그리고 다들 연애하느라 바쁜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연애 안 하는 윌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윌을 무슨 따돌리는 수준으로 자기들만 아는 대화를 나누는 거 기분 진짜 나쁨. 윌이 말한 것처럼 더스틴 역시 수지, 수지 하면서 자기 여자 친구를 언급하지만 마이크랑 루카스는 수준을 넘어섰음. 나라도 화를 낼 때 더스틴도 같지만 그렇다고 같은 선상에 두고 싶지 않다고 화낼 듯. 노력은 윌만 해.
시즌 3 전개가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등장인물들 성격이 너무 많이 바뀌어서 내 안의 별점이 깎이는 중...........
결국 2021-06-08, 오늘 시즌 3 다 봤다. 시즌 3 내내 호퍼가 소리 지르고, 짜증 내는 다혈질적인 모습으로 나와서 조금 짜증 났었는데, 시즌 3 마지막에 조이스랑 기계 끄려던 장면에서 결국 눈물이 터졌다.
호퍼가 러시아 사람이랑 몸싸움을 벌이다가 러시아 사람을 기계속으로 밀어버리고, 지금 당장 기계를 끄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인데 기계를 끄게 되면 호퍼도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었다. 호퍼는 열쇠를 쥐고 있는 조이스를 보며 담백하게 미소 짓는데, 조이스는 그런 호퍼의 미소를 보고 두 눈을 꽉 감고 결국 열쇠를 돌린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눈물 난다. 미쳤다, 진짜.) 기계는 폭발하고, 기계가 있는 1층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기계의 영향으로 몸이 터진다. 기계가 어찌저찌 멈추자 조이스는 감고 있던 눈을 뜨고 호퍼가 있던 자리를 내려다 보는데, 당연하게도 호퍼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호퍼는 잘 숨었을 거야', '호퍼는 살아있을 거야', '호퍼는 100 퍼센트 피했을 거야'라고 행복회로를 열심히 돌리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 어른들이 아이들이 숨어있는 쇼핑몰로 찾아왔고, 아이들이 다 안겨서 울 때 일레븐만 호퍼에게 안기지 못한다. 조이스와 눈이 마주쳤지만 조이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눈물만 흘리는데, 이때 나도 (호퍼가 죽지 않았다는) 부정을 멈추고 호퍼의 죽음을 인정? 인지? 흠... 인정했다.
한순간에 가족을 잃은 일레븐은 바이어스 가족과 함께 이사를 간다. 조이스는 호퍼가 써둔 편지를 꺼내 읽는데, 일레븐이 그거 뭐냐고, 읽어도 되냐고 받아가서 읽는다. 이때 호퍼가 직접 편지를 낭독하고, 편지 쓰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진짜 이때 눈물 콸콸콸~! (지금도 눈물 찔끔 난다.) 일레븐은 호퍼의 편지를 읽으며 트럭 안에서 오열했는데 이때 나도 같이 오열했다. 너무 울어서 목이 따가울 정도....
더 이상 뒷내용을 보지 못할 것 같아서 멈추고 한참을 울었다. 누가 보면 호퍼 내 아빠인 줄 알겠어. ^^;;
바이어스의 트럭이 호킨스 마을을 떠나면서 시즌 3는 마무리된다.
끝인 줄 알았더니...? 시즌 4 트레일러가 남아있었습니다! ㅇ0ㅇ
시즌 4 트레일러에서 러시아 감옥 비슷한 게 나오는데, 거기서 러시아 군인들이 '미국놈 말고!'라고 외치는 장면이 있다. 나는 여기서 나온 이 미국놈이 호퍼라고 믿는 중. ㅠㅠ 제발....
기묘한 이야기에 이렇게 과몰입 하게 될 줄 몰랐고,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더스틴, 밥이 아닌 호퍼가 죽었을 때 이렇게 오열하게 되리라는 것 역시 몰랐다. 시즌 4 트레일러를 보기 전까지는 '아, 시즌 3는 다시 못 보겠다. 시즌 2까지만 재탕해야지. 나한테는 시즌 3는 없는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좀 더 생각해 보니까 시즌 2는 밥이 죽는다. ㅠ 시즌 1까지만 재탕해야겠군. 이렇게 생각하던 찰나에 트레일러를 본 거다~! 시즌 4에 꼭 다시 호퍼 나와야 한다. ㅠㅠ
기묘한 이야기... 최고....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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