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왓챠를 결제하고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이 없어서 돈 아깝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갑철성의 카바네리'라는 작품을 추천받아서 보게 되었다. 전반적인 내용의 리뷰를 담고 있어서 그냥 보지 말까 고민도 했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진짜 애니메이션 내용이 이럴까?'라는 생각에 보게 되었다.
애초에 기대치가 낮아서 그랬던 건지 초반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있었다.
작품 속 '카바네'는 현대의 '좀비'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카바네는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세상에 나타났고, 인류는 카바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갑철로 무장한 기차를 타고 안전한 요새로 향한다.
마을이 함락당하면 사람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갑철로 무장한 기차에 탑승한다. 카바네로부터 살아남고 싶은 사람들은 모두 예민해져 있고, 약간의 상처가 나도 감옥에 가둬 버린 후 사흘 동안 경과를 지켜보기로 약속하지만 그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고 바로 총살해 버린다.
카바네의 약점은 심장. 그 아무리 유능한 무사라도 동료를 구하다가 카바네에게 물려 버리면 아무리 은인이라도 동료들의 총끝이 목숨을 구해준 은인에게로 향한다. 카바네로 변하기 전에 일본 그놈의 사무라이 정신으로 폭탄 같은 것으로 자결하라고 윽박지른다.
카바네의 약점이 심장인 만큼 카바네 역시 자신의 심장을 호락호락하게 내주지 않는다. 피막 같은 걸로 덮여져 있는데 웬만한 무기로는 잘 뚫리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폭탄 같은 것으로 자결하나 보다) 주인공은 카바네에게 동생이 당했던 트라우마가 있어서 카바네를 무찌르겠다는 사념(思念)이 있는데, 남들이 주인공을 보고 놀려도 주인공은 꿋꿋하게 자신만의 무기를 개발한다.
무기 개발은 성공하지만 카바네에게 물려 버린 주인공. 주인공은 친구와 나눴던 카바네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리며 카바네의 바이러스(?)가 뇌까지 침투하지 못하도록 스스로 목을 조른다. 결과는 대성공! 카바네가 아닌 인간으로 남았다고 기뻐하며 아야메가 이끄는 갑철성에 올라탄다.
그 이후로는 안전한 곳을 찾아 갑철성을 타고 이동하는 와중에 일어나는 일들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다. 액션 장면이 어색하지 않고 흥미진진해서 놀랐다. 또한 애니메이션의 색감이 기본적으로 예쁘지만, 잠시 여유를 가졌을 때마다 나오는 장면들이 수채화처럼 묽고 잔잔하게 채색되어서 작품의 분위기가 한층 더 산다는 느낌도 들었다.
진격거(진격의 거인)랑 비슷하다는 평이 많았는데 내가 진격거를 보다 말아서 그런지 잘 모르겠다. 갑철성의 카바네리만의 독특한 점이 있는가 생각해 보면, 좀비(카바네)들을 모아서 융합 군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그리고 머리가 아닌 심장을 부숴야 카바네리를 완전히 끝낼 수 있다는 것도 타 작품들과는 다른 점이라서 점수를 주고 싶다.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갑철성이라 불리는 기차를 타고 카바네가 없는 요새로 향하는 길에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전개가 조금 조급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갑철성의 카바네리'라는 작품의 세계관을 보여주고, 주요 인물들을 소개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기승전결 중 '결'에서 조금 조급하게 진행된 것 같다, 생략된 내용이 조금 있는 것 같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여기부터는 대왕 스포일러 주의!!
최종 흑막은 무명의 오라버니인 비바. 비바는 아버지를 향한 복수심에 아버지가 다스리는 성을 함락시키고자 모든 것을 계획한다. 다른 사람들에겐 영웅이라 불리지만 사실은 영웅이 흑막이었다는 설정까지 뻔하다....
흑막의 말로는 역시 죽음이다. 자신을 믿고 따랐던 동생에게 찔려 죽고 쓰러진 비바. 그리고 함락되는 성. 그 바위에 깔리는 비바. 비바의 마지막이 죽음이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정말로 죽어버려 아쉬웠다. 카바네가 되었다면 치료제로 살아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하지 못하게 완전히 죽어 버렸다. ㅠㅠ 좋아하는 캐릭터가 죽어서 많이 아쉬운 작품이지만 중반까지는 정말 재미있게 봤다. 여성 캐릭터들이 마냥 나약하지만은 않아서 좋았다.
(아, 비바가 아버지를 향한 분노 감정은 조금 이해하기 어려웠다. 너무 사소한 걸로 그를 죽이려고 하는 느낌?)
기-승-전까지는 정말 완벽에 가깝다고 생각한 작품이었다. 연출, 작화, 성우들의 연기력까지 모두 잘 어우러졌었는데 결이 끝끝내 아쉬웠다. 호흡을 조금 더 길게 두고 만들어졌다면 완성도가 더 높아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국시대에 스팀 펑크가 믹스 되었다는 것도 약간 마이너스 요소가 아닐까.... ^_^;;
한줄평: 스토리라인은 대강 예상이 가지만 몰입도만큼은 중반까지 아주 높았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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