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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장

대니얼 크라우스, 기예르모 델 토로, 셰이프 오브 워터

by 기록 중독자 2023.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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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어둠이었고, 모든 것은 빛이었다. 모든 것은 추하고 모든 것은 아름다웠다. 모든 것은 고통이고 모든 것은 슬픔이었다. 모든 것은 존재하지 않았고 모든 것은 영원했다.

445p

 

 셰이프 오브 워터 

대니얼 크라우스, 기예르모 델 토로

 

제목 작가 출판사 독서 기간 취향 별점
셰이프 오브 워터 대니얼 크라우스,
기예르모 델 토로
온다 03.03~03.14 4/5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그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제7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제75회 골든글러브 감독상, 음악상 수상
제71회 영국 아카데미 감독상, 음악상, 미술상 수상
제43회 LA비평가협회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제90회 아카데미 13개 부문 노미네이트
제52회 전미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 수상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의 원작소설 출간!

다크 판타지의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최고의 역작이 탄생했다!

불완전한 존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끊임없이 영화로 표현해 온 그가 이번에는 아름답고 환상적이며 여운이 오래 남는 사랑 이야기를 들고 왔다. 이 작품은 벌써 내로라하는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받았으며 3월 5일에 열릴 제90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다. 국내외 영화 관계자들은 이 작품이 얼마나 많은 상을 휩쓸어갈지 기대에 찬 마음으로 시상식을 기다리고 있다.

소련과 우주 개발 경쟁이 한창인 1960년대 미국. 미 항공우주 연구센터의 비밀 실험실에서 일하는 농아 청소부 엘라이자는 어느 누구보다 꿋꿋하게 살고 있다. 엘라이자의 곁에는 믿음직한 동료 젤다와 서로를 보살펴 주는 가난한 화가 자일스가 있다. 어느 날 실험실에 온몸이 비늘로 덮인, 양서류와 비슷한 괴생명체가 수조에 갇혀 들어오고 엘라이자는 신비로운 그에게 이끌려 조금씩 다가간다. 엘라이자는 점심 식사로 가져온 삶은 달걀을 그와 나눠 먹고 심지어 휴식 시간에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면서 마음을 나눈다. 그러나 실험실의 보안 책임자 스트릭랜드는 괴생명체를 해부하여 우주 개발에 이용하려고 한다. 이 사실을 안 엘라이자는 그를 탈출시키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데…….

출처: yes24

 

 


 

 

"애타게 만들다(Tantalize)'는 말은 그리스어에서 유래했죠. 제우스의 아들 탄탈로스(Tantalus)에게서요. 탄탈로스는 문제가 많았는데, 자기 아들을 신들에게 먹인 걸로 유명하죠. 파이를 잘라서 준 것과 아예 다르다고 할 순 없을 거예요. 그는 물웅덩이 안에 갇히는 벌을 받았어요. 옆에는 과일이 달려 있었지만 그가 먹으려고 할 때마다 뒤로 물러났고 무릎을 꿇어 물을 마시려고 할 때면 물이 말라 버렸죠. 그를 애태우면서요."
"그가 정말 아들을 죽였다는 말인가요?"
"맞아요. 하지만 나는 이 벌의 핵심은 그가 죽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죽으면 모든 것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잖아요. 그는 원하는 것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도 가질 수 없어서 고통스러워해야 하는 운명이었죠."

71p

 

자일스는 차 안에서 청소부를 가리키는 말(janitor)이 문과 출입구의 수호신인 야누스(Janus)에서 나왔다고 설명하면서 엘라이자의 긴장감을 풀어 주었다.

102-103p

 

"난 잘 알고 있어. 집사람이 교회에 다니거든. 하느님이 삼손에게 큰 힘을 주셨지. 당나귀 턱뼈로 군대를 물리칠 정도로. 데릴라는 삼손에게 힘의 비밀을 알아냈고, 하인을 시켜 삼손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블레셋 사람들을 불렀지. 블레셋 사람들은 삼손의 눈을 뽑고 참혹한 꼴로 만들었어. 삼손은 계속 고문 받았지. 데릴라가 바로 그런 짓을 했어. 대단한 여자야. 내 말은 그 이름이 무척 특이하다 이거야."

122p

 

군 생활을 오래하면 사람을 볼 때 나름의 기준이 생긴다. 거기에는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은 의심해야 한다는 것도 포함된다. 말하지 않는 것은 적대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뜻이고 무언가를 숨기는 것이다. 두 여자는 속임수를 쓸 정도로 영리해 보이지 않았지만 모를 일이었다. 공산주의자와 노동조합주의자,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은 전부 다 하류층이니까.

124p

 

갈라지는 물, 무지갯빛 굴절, 박쥐 날개 모양의 그림자. 엘라이자는 자신이 보고 있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녀가 탱크 안에서 처음 본, 황금빛 동전 같은 눈이었다. 그것은 태양 같기도 하고 달 같기도 했다. 각도가 바뀌면서 빛이 사라지고 진짜 눈이 나타났다. 파란색이었다. 아니, 초록색, 아니 갈색이었다. 아니다. 회색, 빨간색, 노란색 등 믿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색이었다. 괴생명체가 가까이 다가왔지만 수면에는 잔물결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코는 파충류의 그것과 약간 닮았고 아래턱은 여러 개의 관절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고결한 직선 모양이었다. 괴생명체는 더 이상 헤엄치지 않고 걷는 것처럼 똑바른 자세로 다가왔다. 스트릭랜드가 말한 대로 인간처럼 움직이는 신의 형상이었다. 하지만 왜 엘라이자는 저것이 지금껏 존재해 온 모든 동물이 합쳐진 것처럼 느껴졌을까? 그것이 계속 다가왔고 목의 양쪽에 달린 지느러미가 나비처럼 떨렸다. 목은 네 개의 쇠사슬을 연결하는 쇠목걸이 때문에 상처투성이였다. 그것이 계속 다가왔다. 수영선수처럼 어깨가 단단했고, 상체는 발레리노의 몸 같았다. 다이아몬드처럼 반짝거리고 비단처럼 부드러운 비늘이 온몸을 뒤덮고 있었고 온몸은 대칭을 이루는 소용돌이 모양의 정교한 패턴으로 홈이 파여 있었다.

133p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나는 소설보다 영화로 먼저 알게 된 작품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감독 중 한 명이 기예르모 델 토로인데, 그 감독이 쓴 작품을 "읽는 건" 이 책이 처음이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을 좋아하는 이유는 영상으로 보고 있는데도 내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은 얼마나 더 내 상상력을 자극할까, 싶어서 읽게 되었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내 상상력이 이렇게나 부족했었나'였다. 책을 읽는 중간마다 그만 읽고 영화로 넘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책이 결코 재미없어서는 아니었고, 영화로 보면 얼마나 시각적 자극이 될지 알기 때문이었다. 그정도로 책은 흥미로웠고, 재미있었고, 단 한 순간도 놓치기 싫은 장면의 연속이었다. 책이 워낙 잘 쓰여져서 영화의 영상미는 안 봐도 아름다울 것이 예상이 되었다. 

 

책 중간마다 삽화가 들어가있지만, 책과 영화를 모두 본 사람들은 대부분 영화로 보는 것이 더 재미있다고 평가한다. 그건 감독이 기예르모 델 토로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감히 예상해 보았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내일은 웨이브에서 영화를 구매해 볼 생각이다. 책이 재미없었다면 영화로 볼 생각도 못 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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