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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
로빈 쿡
제목 | 작가 | 출판사 | 독서 기간 | 취향 별점 |
메스 | 로빈 쿡 | 열림원 | 23.2.5~2.11 | 3.5/5 |
빠른 속도로 기업체가 의학계를 잠식해 들어가고 있는 현실에 과감히 메스를 댄 작품이다.
생명보전이라는 고귀한 목적아래 태아연구라는 왜곡된 수단으로 변질되는 끔찍한 실상이 로빈 쿡의 날카로운 칼날에 낱낱이 발가벗겨지는 「메스」는 한마디로 소름끼치는 무시무시한 소설이다.
출처: yes24
p. 50
「그럼 아이를 떼지요, 뭐.」
「아이를 버릴 순 없어. 다시는 그런 얘기 꺼내지도 마.」
(중략)
「당신이 아이를 갖지만 않았다면 아무한테도 갈 필요가 없는 것 아냐.」
「그건 당신과 내가 함께한 일이에요. 그걸 몰라요? 나 혼자 한 일이 아니라구요.」
초판이 1995년인데 이 책의 세계와 한국은 마치 같은 시간대를 공유하고 있는 것만 같다. 임신은 여자 혼자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p. 73
「네가 낙태 수술을 한다니까 뭐라 그러던?」
「그 사람은 여기 없어요. 날 버리고 떠났어요.」
「나쁜 자식 같으니라고. 남자들도 임신을 해 봐야 해. 그렇게만 된다면 좀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할 줄 알게 될 텐데.」
50 페이지에서 발췌한 커플과 다른 커플의 이야기이다. (이마 짚기)
첫장을 읽을 때만 하더라도 나는 제니퍼가 이 소설의 주인공일 거라 생각했다. 이유는 산모와 태아에 관련된 이야기였고, 주인공인 아담이 너무나도 무능력한 남편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아담은 의대생이지만 졸업을 못 했고, 경제적인 능력은 없었으며, 중요한 발표 자리에서는 버벅거리며 제대로 성과를 이룬 적이 없었다. 또한 제니퍼와의 결혼을 허락받지 못해 부모님과 의절(그러나 3년 만에 연락하긴 한다.)하고, 제니퍼의 부모님이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면 자존심 상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의대 3학년이지만 극단 내 에이스인 제니퍼에 비하면 너무나도 무능한 모습만 보여 준다. 아담의 부모님은 심지어 제니퍼의 이름도 제대로 불러 주지 않으며 걔, 그 계집애라 부르며 하대하기 일쑤다. 아담의 어머니는 전사한 아담의 형(군의관 출신)으로 인해 우울증을 앓는 것이면서 아담이 제니퍼를 결혼 상대로 데리고 와 우울증이 극심해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제니퍼도 한 집안의 귀한 자식인데.) 이렇게 하나같이 마음에 안 드는 주인공과 주인공의 집안 가족이라니!
그래도 의대생 출신이었기 때문에 악의 기업인 제약회사 '아롤렌'에 입사하여 그 회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어마무시한 일들을 해결해내고 만다. (제약회사는 약을 만들어 팔아야 하니까 의사들에게 방문해 약을 소개하고, 판매하도록 영업하니까 의대생 출신인 아담의 입사는 아롤렌의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었다. 또 아담의 아버지가 FDA의 영향력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1995년에 첫 출간되었다. 그 당시의 '임신을 한 아내가 남편의 발목을 잡는다'는 식의 서술이 2023인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현상으로 남아있는 것이 너무 슬펐다. 작중에서도 아담이 하필 중요한 이때에 임신을 하냐며 제니퍼에게 화를 내는 장면이 나온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임신한 제니퍼가 '돈을 벌러 나갈 테니 아담은 학교를 쉬지 말고 계속 다니라'고 하는 것을 극구 말리며 제약 회사 '아롤렌'에 입사를 한다는 거다.
솔직히... 재미있었다! 초반의 여성 혐오적 내용만 제외한다면(사실 이것도 작가가 꼬집는 것 같았다.) '태아'를 이용한 실험을 하기 위해 문제 있지도 않은 산모들에게 현재 태아에게 이상이 있으니 중절을 해야 한다며 속여 강제로 낙태시킨 다음, 그 태아로 줄기세포 등의 연구를 한다는 설정은 흥미로운 주제였다. 또한 '아롤렌'의 입장에서는 의사들을 조종해 자신들의 약을 사용해 준다면 기업에게 큰 이윤이 될 것이니, 그 의사들을 납치(?)하여 강제로 정신 조종 약물을 주입하고, 뇌 수술, 전극 자극을 통해 정신을 개조하는 것은 '시계태엽 오렌지'를 연상케해 흥미로웠다. (물론 시계태엽 오렌지는 죄수들 개화시키기 위한 전기 자극이었지만.) 작가가 의사 출신이라고 했는데, 이런 풍자적인 소설을 많이 썼다고 한다. 다른 책들도 구해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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